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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책읽기] 독립정신 국민 모두가 자신의 책임을 깨달아야 한다소소한이야기 2021. 6. 26. 23:48728x90반응형
1 국민 모두가 자신의 책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대한 동포들아! 신분이 높든 낮든, 관리든 백성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양반이든 천민이든, 그리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2천만 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데 대해 각자가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 중에는 고관의 자리에 앉아 권력을 휘두르며 나라를 팔아먹은 죄악이 백일하에 드러난 자도 있다. 또는 그러한 반역자들의 손발이 되어 나라의 기틀을 허무는 일에 가담한 자들도 많다. 고민 중에는 체통과 명분에만 집학하다가 나라가 무너져도 말 한마디 못한 자도 많다. 명망 높은 고관 중에는 정세변화에 따라 재빨리 변신하여 재물을 끌어 모으기에 급급한 자들도 많다.
말단이라도 벼슬이라면 영광으로 여기는 자 중에는 사악한 고관들의 손발 노릇을 했음에도 자기들은 아무 권한이 없어 나라가 기우는데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자들도 있다. 나라의 법을 어긴 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백성도 이와 같은 죄를 범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서울에 살던 지방에 살던, 나라가 기울어가는 것을 막지 못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이 말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힘없는 백성이 나라가 잘되고 못되는데 무슨 책임이 있느냐고 할 것이다. 나라와 백성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쓴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어째서 모든 사람들이 다 책임이 있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앞에서 지적한 것이 불공평하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애국지사를 자처하는 사람들까지도 그들의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나라의 독립의 기초를 화고히 세우거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만이 그들의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동안 아무리 노력을 많이 했다 하더라도 나라의 운명을 바로 잡기 전에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우리는 나라와 백성을 위한 충성된 마음으로 자못된 무리와 나쁜 자들을 공격하고, 그들의 죄악을 만천하에 드러내며, 연약한 애국동포들을 대신하여 흉악한 적들과 싸우다가 장렬히 죽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 영광된 죽음이요, 나라를 위한 죽음이다. 그런 죽음만이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며, 백성 된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그렇게 죽는 것은 죽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사는 것이다. 그러한 죽음이야말로 천추에 빛날 귀하고 영화로운 죽음이다. 이러한 사람을 누가 부러워하지 않으며 추앙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사람들은 의로운 일을 위해 죽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알아 줄 사람이 없으므로 어리석은 죽음이 될 것이며, 후대에 그 명성이 알려지지도 않을 것이라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의로운 일을 위해 죽더라도 뒤따를 사람이 없으니 자기 목숨만 헛되이 버리는 것이며,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내 몸이 죽어 한 알의 밀알이 될 수만 있다면 열번이라도 죽는 것이 어렵지 않으나, 그런 결과를 가져ㅗ지 못하면 헛된 죽음이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한다.
의를 위해 죽었다 하더라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누가 충신이고 누가 역적인지 판단하는 것은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의 충신이 내일은 역적이 되기도 하고, 이곳에서 칭송받는 사람이 다른 곳에서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지식이 부족하여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시대 사람들의 영웅호걸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미래에는 그 사람이 간신이나 매국노로 지탄받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은 깨닫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당장 보고 듣는 것만으로 판단하며, 무엇이 의로운 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직 지혜롭고 거시적 안목을 가진 사람만이 세상인심을 초월하여 의로운 길을 갈 수 잇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어리석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로운 길을 가는 사람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어떤 어려움에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한 사람은 몇 십 년, 몇 백 년 후에는 그 명성이 널리 알려질 것이다. 역사상 빛난 인물들 중에도 당시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차차 세상에 알려져 높이 평가받게 된 경우가 많다.
지금의 판단으로는 의로운 죽음이 인정받지 못할 것 같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의로운 길을 가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의롭게 죽는다면 반드시 높이 평가받게 될 것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이 보고 들은 바가 있으므로 의로운 죽음을 한 사람의 명성이 알려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결코 세상이 사람들의 값진 죽음을 알지 못할 것이라고 염려할 필요가 없다.
둘째, 자신이 죽은 후 뒤따라 죽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의로운 일을 위해 죽는 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누가 자기를 따라 죽을 것인가를 염려하는 것은 죽을 각오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의 죽음이 영광스러운 일이라 믿는다면 남모르는 가운데 죽는 것이 더욱 영광스러운 것이다. 오히려 내가 다른 사람의 의로운 죽음에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을 염려해야 한다. 자신이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에게 동조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의 의로운 일을 뒤따르게 될 것이다. 내가 순수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의로운 일에 동조하여 따르면, 다른 사람들도 나의 뜻에 동조하고 따를 것이다. 이것이 하늘의 법칙이다. 큰 뜻을 가지고 정의를 세우는 일에는 반드시 뒤를 잇는 사람이 나타나므로 뒤따를 사람이 없을까 염려할 필요가 없다.
셋째, 죽더라도 목적달성에 실패하여 헛된 죽음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지만 결단코 그렇지 않다. 사람이 세상을 위해 큰일을 도모할 때 성공할 것이냐 실패할 것이냐 하는 것보다는, 의로운 일인가 아닌가를 따져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씨앗을 뿌린다면, 늦고 빠름의 차이는 있겠지만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이것은 동서양 역사의 진리이다. 대장부는 넓고 영원한 하늘의 진리를 향해 굳게 나아갈 뿐이지 결과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두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일이 성취되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죽는 것을 염려한다. 또한 자기들의 이해관계망 따진 결과 의를 위해 헌신하려는 용기가 약해진다. 그래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남들이 해주기만을 기다린다. 모두가 남들이 해주기를 기다리기만 한다면 무슨 일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만일 모두가 자기들의 책임을 올바로 인식하고 목숨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목적달성을 위해 나아간다면 목적달성을 위해 아나간다면 다른 사람들도 감동하여 뒤따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목적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다. 설령 당장 뒤따르는 사람이 없을지라도 나중에는 뒤따르는 사람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이, 죽음을 회피하려는 세 가지 이유는 사실은 의로운 일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영광스럽게 죽기를 회피하는 사람은 죽어서도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 시대에 태어나 살고 있는 사람은 그 누구라도 나라의 위급한 형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모두가 이를 각성하여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 나라 2천만 백성의 한 사람인 필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므로 다른 사람들만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도 잘못이 많음을 알고,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이상에서 기록한 것은 모두가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든지 상관하지 말고, 먼저 자기 책임을 다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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