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것이 없을까 뒤적뒤적하다 비매품 CD들을 만났어요.
잡지부록으로 딸려온 것들과 왜 딸려왔는지 알 수 없는 음반들
몇 장 추려서 버리고 남긴 녀석들이에요.
평생가도 듣지 않을 것들은 과감히 버렸어요.
원하는 누군가도 없을 것 같아서 버리긴 했지만, 물건에 대한 미안함도 생기고, 음반이 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품목이 아닌 세상이 되어버린 현실에 대한 미묘한 위화감도 느꼈어요.
비매품음반들 중에서 좋아하는 녀석들이에요.
빈터운트빈터 콜렉션
이 음반엔 클래식이 재즈풍으로 수록되어 있어요.
클래식을 재즈로
새로울 것 없는 레파토리죠.
그런데요 이 음반에 실린 바그너 탄호이저 서곡은 정말 근사합니다.
그야말로 골백번 재생해서 듣고 또 들어도 절대 질리지 않을 정도에요.
그리고 킴 워커의 바순의 예술
통째로 좋습니다, 이 음반.
소시적 중고등학교에서는 파곳이라는 이름으로 배웠던 아스라한 기억이 있는데요.
바순이라는 명칭이 좀 더 좋은 느낌이 들어요, 저는.
음색에서 포근함과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당신의 밤과 음악이라는 라디오 방송의 시그널 음악이 빌 더글러스 hymn이죠. 조용히 울려퍼지는 바순의 소리가 밤을 더 깊고 고요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 퐉퐉 들어요.
음악이 있는 세상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