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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책읽기] 조선셰프 서유구의 포 이야기소소한이야기 2020. 5. 27. 16:50728x90반응형
조선셰프 서유구의 포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 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2)
이 책은 임원경제지에 담겨 있는 우리의 전통 음식문화를 완전하게 복원하고 현대화하는 사업의 결과물이다. 전체 시리즈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총20권 발행 예정이다.
서유구가 남긴 임원경제지 정조지는 서유구가 직접 저술한 옹치잡지를 포함하여 조선 및 중국과 일본의 서적을 참조하여 당시 음식문화를 식재료, 익히거나 찌는 음식, 음료, 과자, 채소 음식, 고기와 해산물, 조미료, 음식의 복용편에 약과 약기 외는 음식, 약주와 약떡 등이 담겨있다.
기타 섬용지에는 다양한 음식도구가, 본리지, 관휴지, 만학지, 예원지 등에는 풍부한 식재료가 담겨 있다.
풍석문화재단
풍석 서유구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한국의 독창적인 음식문화가 일본의 식민통치와 전쟁의 혼란 속에서 소멸되거나 축소 또는 변형되었다.
음식이 사라지면서 음식에 담긴 이야기와 식재료도 같이 사라졌는데 이는 곧 우리 민족, 우리 사회, 우리 가족의 이야기와 지혜, 곧 문화가 사라진 것이다.
포는 인류가 수렵 및 채취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조리법이므로 세계 모든 나라에는 그 나라만의 고유한 양념을 넣은 전통포가 있어 그들의 음식문화를 쉽게 이해하게 해 준다. 우리의 전통포도 한국의 독창적인 맛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 손색이 없는 음식이다.
우리의 전통포는 관혼상제 등 최상의 의례를 갖추는 자리에 빠져서는 안되는 귀하고 중요한 음식으로, 특히 제사에서 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었다.
이 책은 정조지 제5군 포석 편에 나오는 전통포 31가지 정조지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조선 후기와 최근까지 일부 집안에서 먹었던 포와 관련된 전통음식 10가지, 정조지에 담긴 서유구 선생의 포에 대한 생각과 방법을 토대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본 현대포 11가지, 포를 응용한 음식 10가지 등 총 61가지의 포 관련 조리법을 담고 있다.
포는 말려서 먹는 음식의 총칭으로 우리 인류와 시작을 같이 한 음식이다. 포는 아마도 인류가 존재한 이후의 먹거리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야성적인 음식일 것이다. 포는 말린 음식의 총칭이다.
인류의 저장 식품 중 고기절임인 포는 가장 우수한 단백질의 공급원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포는 햇볕과 바람으로 건조시키기 때문에 따로 익히거나 굽는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어 열원이 불편한 옛날에는 인간의 수고를 덜어주는 고맙고 든든한 음식이었다. 말린 포는 그냥 먹어도 좋지만 국물을 내거나 가루형태로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기도 하여 인류의 음식문화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몽골군은 육포 가루인 보르츠 Borcha, 양념없이 햇볕에 바짝 말린 포를 고운 가루로 만들어 말린 소나 양의 위장이나 오줌보에 넣어 말 안장에 깔고 다니며 식사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였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지방에서 시작된 브레사올라 Bressaola, 소의 다리살을 소름에 절인 후 공기 중에서 숙성 건조시킨 육포이다.
터키 파스티르마Pastirma, 눌려진 것이라는 뜻으로 관절부위의 고기를 소금에 절인 다음 소금을 씻어 내고 햇볕과 그늘에서 말린 후 후춧가루, 커민가루를 더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육포인 빌토 Biltong, 타조, 쿠두, 멧돼지, 일런드, 얼룩말 등 다양한 수조 육류를 활용한 포를 만들었다는 점이 특별하다.
노벨상 시상식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음식 수오바스 suovas,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 등에 넓게 퍼져 살았던 사미족의 전통음식으로 순록의 고기를 훈제하여 말린 육포다
육포를 의미하는 영어 Jerky는 고대 잉카제국의 말린 고기라는 뜻의 케추아어 차르키에 어원을 두고 있다.
브라질에는 카르니지소우가 있는데 소금에 절인 고기를 햇볕에 반건조시킨 육포다.
문헌상 우리나라 포에 대한 첫 기록은 삼국사기의 신라 신문왕 3년에 있었던 신문왕 혼례에 관한 기사에서 나온다.
고려시대에 들어서는 불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살생의 결과물인 고기음식이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권력자들은 공공연하게 고기음식을 먹었고 일부 백성들도 사냥과 밀도살을 공공연히 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포도 꾸준히 만들어져 포 만드는 방법이 조선시대에 전승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 시대에는 유교의 영향으로 관혼상제 음식에 돈과 정성을 아끼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음식문화가 화려한 꽃을 피우게 된다. 한국의 음식문화사에서 조선이 포의 전성시대가 열렸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조선의 포를 만드는 조리법이 소개된 것은 안동장씨가 시집가는 딸에게 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이 최초다.
포에 대한 조리법이 가장 상세하고 풍부하게 담겨 있는 책이 바로 서유구가 편찬한 임원경제지 정조지이다. 총 7권의 정조지 중 제5권 고기와 해산물 편에 포 만드는 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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