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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찍고 동해찍고 서울 청량리로소소한이야기 2017. 12. 29. 23:39728x90반응형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휴대전화를 비우고 있습니다. 특히 갤러리를 집중 정리하고 있지요.
갤러리에 남겨진 올해의 하루하루가 새록새록합니다.
지난 여름 어느날 아침 일찍 일어나 고속터미널로 직행하여 삼척행 버스를 탔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첫차를 놓치고 두번째 출발하는 차를 탔어요
일반고속은 17400원, 한반도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비용입니다.
맨 앞자리에 앉으니 좌석에 몸을 푹 묻고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앞서 달리는 차 뒷꽁무니도 볼 수 있고 앞서 나있는 길도 볼 수 있고 산도 똑바로 볼 수 있어 좋더군요
삼척 가는 길의 중간 쉼터는 횡성휴게소이더군요
횡성휴게소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어요, 낯선 경험이더군요
아무 연고도 없는 그곳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 잠시 내려 그저 화장실에 다녀오고 주전부리를 사려고 어슬렁거리는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니 아주 조금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횡성휴게소 화장실은 좀 어이없었구요
그 휴게소 화장실이 이중섭화가 기념화장실이랍니다.
어인 뜬금포?
이중섭 화가가 횡성출신이었던가?
삼척에 갔다와서 어느날 누군가와 통화를 하다 이 화장실 이야기를 했더니
횡성 소고기, 그것이 소그림으로 유명한 이중섭이 등장한 것 아니겠느냐는 말을 하더군요.
소고기랑 이중섭이랑 무슨 상관인지, 다시 봐도 헛웃음이 납니다.
그렇게나 기념하고 싶다면, 그를 모티브로 한 화장실 사방에 그의 얼굴과 소를 깔아두던지...떨랑 입구에 이중섭기념화장실 판넬을 걸어두는 것은 황망하다고 생각됩니다
어쨌든 볼일 잘보고 출발해서 삼척에 도착했는데요
아침 10시 30분 가량에 도착했을 거예요, 피서를 위해 삼척의 환선굴에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안내소에 들어갔더니 버스가 방금 출발했고, 이후에 버스는 오후 2시에 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맙소사!!
지방은 정말 교통이 잼병이에요, 어찌할까 잠시 고민하다 렌트카에 전화를 걸었더니 경차는 없다고들 안빌려주더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소형차를 빌렸어요, 경차도 안빌려주고 렌트비도 비싸고, 기름값도 또 지불하라고 하고, 이래저래 렌트카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담아 왔지요.
그래도 렌트카로 이동의 편의는 봤으니까 따지진 않고 왔었지요.
여튼 한 3, 40분 걸렸던 것 같아요, 버스터미널에서 환선굴까지...
성수기 전에 가서 주차가 여유가 있더군요
입구가 재미지죠?
박쥐가 날개를 쫘악~
좋네, 하면서 가까이 가니 매표를 하더군요
표를 달라 했더니 대금굴 인터넷 예약자가 오지 않아 자리가 비는데 원하냐고 해서 무조건 달라고 했어요
표를 주면서 모노레일이 5분 후에 출발한다고 서두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늙은 엄마를 마구 닥달해서 대금굴 모노레일 승차장에 시간 내에 도착했어요
대금굴 가는 길의 박쥐는 날개가 좀 작더군요
이 다리를 건너 숲 속에 난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건물이 있고, 거기서 모노레일을 타요.
대금굴은 모노레일을 타야 진입이 가능한데요
굴 입구에 들어서자 은하계를 통과하는 기분이 들도록 하고 싶었데요. 그래서 그런지 별이 빛나는 것처럼 불빛이 반짝거리더군요.
어둠 속에서 반짝거리는 불빛은 좋았는데요, 은하철도 999 주제가가 틀어주는 점엔 실소를 금할 수가 없더군요.
횡성에서부터 계속 빵빵 터트려주는 강원도, 그래도 그 자연은 좋으니...
대금굴에 들어가 관람을 할 때 설명을 듣다 보니 무작정 떠났음에도 운이 좋았더라고요
일단 환선굴은 예약없이 입장이 가능하지만 대금굴은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하고
설사 예약을 했다하더라도 예약일 전에 비나 눈이 내려서 대금굴 내 물의 수위가 올라가면 관람이 불가하다고 해요
한번 관람불가 수위가 되면, 그 다음 관람가능일까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요.
예약을 한다고 해서 그날 당연히 관람할 수 없는 곳을 예약없이 가서 우연히 빈 자리를 꿰차어 구경할 수 있었던 거죠
아무래도 대금굴이 자신의 자태를 저한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정리했죠 하하하
대금굴 사진이 없는 이유는 사진촬영을 금하기 때문이에요
빛이 있으면 안되는 곳이기 때문에 사진촬영은 금지한다고 했어요
사람들의 이동을 위해서 미미한 불빛들을 설치해두었는데 그런 불빛떼문에 동굴에 있어서는 안될 것들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대금굴을 검색하다 보면 사진이 올라온 블로그들이 보인다는 점
아쉽습니다, 동굴에 위해하니 찍지 말라고 하는데 그 동굴이 보고 싶어 갔으면서 하지 말라는 것들을 굳이 한다는 점
굴에 있는 동안은 정말 시원하더군요
시원하다 못해서 추워서 비옷대용으로 갖고 다니는 점퍼를 입었는데도 서늘하더군요
피서 제대로 하고 나와서 환선굴로 가려다 배고파서 환선굴을 포기하고 밥먹으러 갔습니다
점심 때를 훌쩍 지나서 막국수를 먹었는데요, 막국수 먹기 전에 목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식당에 우리보다 나중 온자들에게 음식이 먼저 가는 것, 이것 또 싫죠, 더군다나 우린 그냥 국수만 시켰을 뿐이고, 아니 그래서 늦게 줬을까요
퉁퉁거리며 먹었더니 국수도 더 맛없게 느껴지고 시간도 많이가고 렌트카 반납시간까진 얼마 안남고....증말증말!!!
그러나 짜증의 영이 강력 임재하기에 이미 배부르고 땀 식히고 그래서 반납시간까지 어떻게 해야 잘 놀 수 있는지에 집중하게 되더군요
역시 사람은 배가 든든해야 해요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잠시 고민하다 삼척의 그 유명한 장호항에 갔습니다
그런데 달려도 달려도 바다가 안보여서 내비를 향해 너 똑바로 가는 거야 라며 버럭질을 해대며 본의아닌 드라이브를 실컷 했습니다
새로 낸 도로인지 차도 별로 없고 100이상의 속도로 신나게 달렸지요
어찌어찌하여 장호항에 도달하긴 했는데요, 여기가 왜 나폴리야 라며 그리고 왜 나폴리가 동양에 있어야 해 그냥 이를리에 있으라고 해 라며 투덜거리다 렌트카 반납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버스 터미널로 컴백했었지요
거침없이 액셀을 밟아 밟아 내달린 것으로 만족했었습니다
버스 터미널에 갔더니 기차가 타고 싶어지더라고요,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오려면 돌아돌아서 달리는 기차지만 덜컹거리는 기차소리도 듣고 싶고, 해서 동해반납은 불가라고 한 렌트카 주인에게 동해역까지 태워달라고 졸랐어요, 안내소 직원이 렌트카 주인 집이 동해니 태워달라고 하라고 팁을 줬었더랬죠, 그래서 결국 동해역까지 그 주인양반을 운전기사 삼아 갔답니다
동해역에 도착했지만 아직 해가 중천에 있던지라 정동진에 갈까 했더니 노모께서 말리시더군요
그래서 근처 편의점에 주전부리를 샀죠, 그리고 간만에 스크류바, 오랜만에 밸밸꼬인놈을 보니 저도 더 꼬여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비약에 비약을 거듭하더군요
무궁화호, 5시에 출발해서 무려 10시 도착하는 이 열차, 하하하
도착시간을 보면서 그냥 버스 탈 것을 그랬나 플랫폼에 갈 때까지 후회했죠
후회를 잠시 미루고 손바닥만한 동해역을 두리번 거렸답니다
건물밖에선 그럴듯하게 보이던 사진이 건물 안쪽에서 보니 그냥 어지러울 뿐이고
매표구 밑에 붙여놓은 스티커는 흐음......
역시 기차역은 플랫폼이 최고로 좋네요
이 기차가 강원도 곳곳을 돌아 청량리로 절 데려다 준 기차입니다
돌고돌지만 그래도 간만에 기차!
해지기 전까지 창밖 풍경에 눈도 달래고 후회도 달래고 그랬답니다
겨울 강원도도 한번 떠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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