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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정조에 버닝할 때가 있었습니다
TV에서 누군가가 정조의 이미지가 부풀려졌다며
너무 좋게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본 적 있습니다
그 이야길 들으면서
아무렴 어떠한가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한가
멋져보이는 것을 이라고 생각했었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후대에 입장에서 흥미로운 왕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더불어 하고 있죠
영화 역린에서 현빈 덕에 생긴 근육질 정조 이미지를
덧붙여 흠모하고 있는 와중에
도서관에서 일득록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문자향에서 천고의 벗 시리즈로 발간되었는데요
2008년에 나왔네요
꽤 오래전에 세상에 나왔건만 이제야 눈에 띄었네요
책이 두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고 크기도 살짝 작아서
들고다니기에 부담이 없는데다
정조대왕 어록이다 보니
글이 쭈욱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흐름이 끊길 일이 없어 이동 중에 읽기에 딱인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은지는 꽤 됩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좋구나 좋아 하며 감탄했던 내용들이 가물가물합니다
그럼에도 휴대전화 속에 두 컷의 사진을 남겼더라고요
남의 눈의 티는 보면서 내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법,
내가 미처 살피지 못한 나의 잘못은 남의 눈으로 살펴야 한다.
편역하신 분이 골라오신 표현이 눈에 띄었습니다
남의 눈의 티, 내 눈의 들보
표현도 표현이지만
군주의 생각이 바람직하다는 찬양이 절로 나왔던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의 잘못을 남의 눈으로 살피기 보다
가리기 급급한 세상이잖아요 지금이
행여 책잡힐까 약점이 잡힐까 전전긍긍하는 것이 범인들의 양태이잖아요
그런데 일국의 왕이
스스로 살피는 것에서 더 나아가
타인의 눈을 통해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설파하니
역시 비범해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나친 편애모드로 보일지 모르겠지만요
산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마지막을 잘 경계하였기 때문이고,
평지에서도 넘어지는 것은 시작을 삼가지 않아기 때문이다.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진실로 드물지만,
처음을 잘하는 것도 어렵다 하겠다.
이렇게 다시 보니
한권 소장하여 가끔씩 들여다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조선의 셰프 서유구라는 책을 읽다가
정조를 언급한 부분을 접했는데요
역시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규장각각신들의 나날들도 생각나고 ㅋㅋ
주상은 문장이 뛰어나 그 감동이 봄꽃보다 활하고 때론 어머니의 손길보다 따뜻하여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론 성난 파도처럼 거침이 없고 날카롭기가 검과도 같았다. 또한 무예도 뛰어났는데 특히 활쏘기는 따를 자가 없었다. 천하의 장수라도 주상의 활 솜씨에는 혀를 내둘렀고 정조 앞에서 활 솜씨 보이는 것을 가능한 피하고자 하였다. 그래서인지 주상은 되도록 행사에 활쏘기 시합은 꼭 넣고자 하신다. 오늘도 주상께서는 춘당대로 올라 아홉 개의 과녁을 설치하고 활쏘기를 하시자고 한다.
이미 정조가 학문뿐만 아니라 무예에도 능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죠
활쏘기에 능했다는 것도 정조에 관한 책, 여기 저기서 볼 수 있죠
역린의 근육질 왕에 납득하는 이유이죠 하하
해가 떨어져 어슴푸레해질 무렵, 주사에서는 운을 나누어 연구시를 짓자 제안하신다. 술이 이미 몇 순배 돈 각신들이 앞을 다퉈 아름다운 문구를 쏟아낸다.
어느 정도 술이 더 ㄷㄺ 흥이 오르자, 주상은 신하를 사랑하시는 마음에 취하고 직접 따라주신 과하주에 취하여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한다.
시를 잘 지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춤추는 모습은 좀 낯설어요
이 부분에도 아무래도 역린의 현빈을 빙의시켜 상상해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흐흐
부용정에도착하여 주상은 소류에 올라 낚시를 드리우고 신하들도 연못을 빙 둘러 낚싯대를 던졌다. 주상께서는 네 마리의 물고기를 잡으셨고, 나도 한 마리를 잡았다. 연못가에서 주자와 신핟ㄹ이 함께 안아 낚시질을 하니 군신 간이라기보다는 마치 한가족처럼 다정하다.
창덕궁에 들러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후원에 들어갈 수 있는 코스로 예약하고 꼭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주상께서는 평소 백성이 비단옷을 입을 때까지 나는 삼베옷을 입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좋은 옷과 고기 음식을 멀리하는 분이다. 잔칫상을 보니 마치 본인은 맛있는 것을 먹지 안고 아꼈다가 자식들에게 주는 어미의 마음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다.
서유구 선생도 정조빠인 것 같죠
정조님은 후궁도 수빈박씨뿐이었..... 한명 더있었던가요
여튼 조선의 부국강병을 위해 노력했고
영조를 보고 자랐으니
삼베까지 모르겠지만 좋은옷과 좋은 음식에 집착하진 않았을 거 같아요
주상은 우리에게 노란 유자 껍질과 하얀 배로 예쁘게 단장하여 소금물에 삭힌 전복김치를 먹기를 권하며 본인도 오늘은 경들 덕에 모처럼 호사를 하신다고 전복김치를 하나를 드시고 "비리지도 않고 맛이 좋다"하며 호탕하게 웃으신다.
전복김치
궁금하지 않나요
전복으로 만든 김치
김치의 소재는 참으로 다양한 듯 합니다
송구스럽게도 주상께서는 나이 어린 각신의 자제들에게까지 손수 술을 따라주시면서 글 읽기를 게을리하지 말고 네 아비보다도 더 나은 사람이 되라며 다정하게 대하신다. 어찌나 머리가 명민하신지 각신 누구의 아들인지를 다 기억하시면서 "아비보다 인물이 낫구나", "앞으로 네 아비보다 크게 될 것이다"라는 등 덕담을 건네시니 모두들 주상의 소탈함과 배려에 감격한다.
정조는 진주면을 좋아하신다고 한다. 진주면이 아름답고 맛도 좋지만 아마도 당신께서 백성들이 헐벗고 굶주리는 고통을 알기에만민의 부목 되어 고기를 우적거리며 먹는 것을 몹시 혐오......
어찌나 머리가 명민하신지....
소소한 일들을 기억해주는 리더
마음이 갈 수 밖에 없는 리더이죠
상대방에 대한 어떠한 것들을 기억하는 일은
머리도 좋아야 겠지만 일단 관심이 있어야 할 수 있겠죠
정조가 좋은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흐흐
아름답답! 내가 꿈꾸는 세상이고 정조가 꿈꾸는 세상이다. 백성들이 모두 즐겁게 봄을 즐길 수 있는 날, 춘흥에 겨워 덩실더일 손을 맞잡고 춤추는 그날! 바로 그날을 위해 맞으면 아프지만 그 소리는 멀리멀리 퍼져 나가 다른 사람을 알리고 일깨우는 큰 종이 되기 위해 어떤 수모나 고통도 견뎌야만 한다.
백범 선생의 내가 꿈꾸는 나라가 생각나네요 ㅎ
우리나라 좋은 나라가 되길 바라며
(좀 많이 멀리 나가게 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흐흐)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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