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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책읽기] 신달자 시집 _ 간절함소소한이야기 2019. 12. 29. 16:33728x90반응형
간절함
신달자 / 민음의 시 262
기우는 해
너는 산을 넘고
나에겐 밤이 온다
너의 불붙는 옷자락에
내 피가 기울여 나는 더욱 캄캄해지고
더 캄캄해질수록 산을 넘는 너의 불꽃은 활활 탄다
캄캄해지는 것과 불붙는 일
내 생을 줄이면 이 두 가지일 것
그 두 가지가 오늘 더 찬란하게 마른 울음으로 땅을 친다
마음 구석에 달라붙은 상처들은 지구의 반이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도
옮겨붙지 않고 따로 타오르고
나는 어둠에 섞여 따로 어두워지고 …….
간절함
그 무엇 하나에 간절할 때는
등뼈에서 피리 소리가 난다
열 손가락 열 발가락 끝에
푸른 불꽃이 어른거린다
두 손과 손 사이에
깊은 동굴이 열리고
머리 위로
빛의 통로가 열리며
신의 소리가 내려온다
바위 속 견고한 침묵에
온기 피어오르며
자잘한 입들이 오물거리고
모든 사물들이 무겁게 허리를 굽히며
제 발등에 입을 맞춘다
엎드려도 서 있어도
몸의 형태는 스러지고 없다
오직 간절함 그 안으로 동이 터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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