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하면
뭔가 낭만적이고 문화적이고
뭐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지요
그런데 정말 그 느낌적인 느낌이 실상인지는 사실 조금 의문입니다
어쨌든 서울에서 술안마시고 춤안추고 닭안먹고 그러면서도 나름 괜찮은 곳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을 가져보려고 얼굴 서로 대충 알고 시간되는 사람들끼리 어떤 남녀의 늦은 결혼식 후에 부암동으로 몰려갔지요
부암동 럼버잭도 꽤나 유명한 곳이었나봐요 그 동네에서는
블로그 주인의 어휘력이 민망한 수준이라 그 가게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혹은 짧은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어려워요
그러나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지만 여러번 굳이 찾아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마른 잎을 꽂아놓은 탁한 유리병
오래된 타자기, 원형 나무토막, 오래되어 보이는 캐비닛 등등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곳에서
감흥없는 수다를 주고 받는 우리 무리의 모습은 우리가 앉아 있는 탁자 위에 그야말로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반쯤 비워진 차잔과 포크로 여러 사람에게 파먹혀 불안정하게 서있는 조각케잌과 별반 다른 모습이지 않아 보였어요
수다도 귀찮고
깊어가는 시간에 돌아갈 길 걱정을 하며 손에 들고 있는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리다 찰칵찰칵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댔죠
그 결과물들이 이렇게 비트비트 인터넷 상에 오릅니다
촛점이 뭉게진 사진같아요 인생이 가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