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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일상이야기]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는 강원도 정선5일장소소한이야기 2019. 10. 4. 22:35728x90반응형
강원도 정선의 정선5일장, 유명하죠
2일, 7일로 끝나는 정선 장날입니다
이 장날엔 청량리에서 아우라지까지 직행 기차가 다닙니다,
하지만 아우라지에서 내리면 정선5일장터는 멀고요, 정선역에서 내려야 정선장터가 가깝습니다
사실 정선역보다 정선버스터미널이 장터와 좀더 가깝죠
무엇보다 청량리가 집에서 멀뿐 아니라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강원도 가는 기차는 좀 돌고 돌잖아요
버스로 가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정선이 기차로 가면 4시간이 조금 넘게 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강변역에 동서울터미널이 있죠, 동서울터미널에서 정선행 버스를 났습니다
오랫만에 간 동서울터미널, 아직 많이 복고스러웠지만 나름 정겨웠습니다
1번 승차장에서 버스 타시면 됩니다. 버스를 보시면 빨간 화살표를 사이에 두고 동서울과 여러 군데 지명이 보입니다. 이 버스의 최종 목적지는 정선이고 중간에 새밀부터 시작해서 평창까지 5곳 정도 정차했습니다. 그말인즉슨, 안흥가시는 분도 이 정선행 버스를 타시고 안흥에서 하차하시면 된다는 것이죠.
서울에서 탈때는 좌석표를 받지만 서울과 정선 사이의 정차지에서 표를 사시고 타시는 분들에겐 좌석이 지정되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빈자리 중 아무 자리나 잡으면 되는 거죠. 결국엔 좌석표가 무의미해지는 거죠. 실재로 정선에서 버스를 탈때는 좌석 미지정으로 발권이 되더라고요.
위에 사진을 보시면 좌석번호에 별표만 두개 인쇄되어 있습니다. 기계에서 좌석지정이 없다는 안내를 읽었지만 매표구의 직원에게 한번 더 확인해 봤습니다. 지정 좌석 없이 아무데나 앉으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꿈쩍않고 버스 문 열리기를 기다렸다 바람같이 타서 맨 앞자리를 선점했지요.
서울에서 정선을 갈 때 평창에서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니 예매할 때 지정했던 제 자리를 다른 분들이 차지하고는 짐을 다 옮겨서 불편하니, 그리고 나는 다리가 아프니 네가 뒤로 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중간에 저한테 두어번 말을 건네면서 오셨던 운전기사 분은 그 상황을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고요. 뒤로 가서 빈 자리에 앉는 것은 사실 별거 아니긴 하죠. 정말 별일 아니죠. 그런데 사람들의 태도가 불쾌했습니다. 저야 그렇다치지만 흰머리 성성해서 누가 봐도 관절 안좋아 보이는 저희 어무이에게 나 다리아프니 너 뒤로 가라는 분은 정말 어이 없었습니다. 운전기사 분의 태도도 참 어정쩡하고요. 그 상황은 그분이 조금만 거들어줘도 낼모레 팔순이신 저희 어무이께서 불편한 걸음을 옮기실 필요는 없었겠죠. 강원여객의 서비스 실망입니다.
정선터미널 전경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쪽이 정선 시내버스를 타는 쪽입니다. 건물 안에 들어가서 건물을 가로질러 맞은편에 가면 시외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저는 6번 버스를 타고 정선장에 갔습니다. 정선 버스터미널에서 두번째 정거장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면 바로 장터입니다.
장터는 동서남북문이 있습니다. 십자방향으로 매장이 배치되어 있어요. 비오는 날이라서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없지도 않았습니다. 주로 약초가 많았습니다. 밥먹으러 가는 길에 만난 황기판매자의 황기차는 깔끔하니 좋았습니다. 밥먹고 다시 들러보자 했지만 잊어버리고 그냥 왔습니다.
어느 식당에 들어갈 것인지 기웃거리고 다니는데 시장 바닥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아재 개그스러운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정선 5일장이니 정선 김홍도의 그림을 모사해 깔아두었나봐, 재밌네, 바닥도 라고 말이죠
배고파서 걸음을 멈추지도 않고 마구 찍었더니 건질 사진이 없었습니다. 매사 정성을 들여야함을 다시금 교훈으로 마음에 새겨봅니다. 비에 젖어 반질거리기도 합니다.
정선장터의 시그니처인 곤드레밥과 모듬전을 먹었습니다. 돌아보면서 사람이 가장 많은 식당에 들어가서 먹었습니다. 입짧은 저희 모녀는 곤드레향은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좀더 진하지만 무슨 맛으로 곤드레밥을 먹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일치를 봤습니다. 그리고 모듬 전, 배추전의 배추는 달콤했습니다만 3분의 1 조금 넘게 남기고 나왔습니다.
저잣거리가 아마도 본격적인 먹자거리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미 곤드레밥과 모듬 전으로 배를 채우기도 했고 먹을 것에 대한 의욕과 전의를 다 버린터라 그냥 쓰윽 훑어보고 왔습니다.
예전에 태백에서 먹었던 머루가 생각나 머루 시식도 좀 해보았으나 태백 머루의 달콤함이 아니어서 패스, 다래도 엄마의 추억의 맛이 아니어서 패스, 비와서 일찍 들어가고 싶다는 어떤 할머니께 수리취떡 세 덩이가 정선5일장 쇼핑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다른 나물이나 약초 등은 그냥 경동시장 가서 사자 라는 결론을 내고 귀가길에 나섰습니다.
수리취떡은 집에 도착해서 시식했습니다. 담백하니 좋았습니다. 절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만한 떡인 것 같습니다. 수리취가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 겁니다. '수리취'를 클릭해 주세요.
집에 가려고 시장을 나서는 길에 보니 한판 공연판이 벌어졌더군요. 비오는 날이라도 장날을 찾은 이들을 잊지 않고 공연을 건너뛰지 않는다는 사실이 좋았습니다. 스카이워크는 그날 열지 않았습니다. 비가 내려서 전망 불가라고요. 강화 유리판에서 안전 사고 위험도 있었으리라 짐작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지방에서 버스 배차 간격은 참 멀죠. 택시를 타면 정선역이든 정선버스터미널이든 기본요금만 나온다 안내받았지만 한번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비오는 거리는 한적했고 서울 도심 거리와 다른 맛이 있어 걷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두리번 거리며 천천히 걸어서 꽤 시간이 걸린 것 같았지만 그래봤자 30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왔던 방향을 거슬러 무조건 직진하다 보면 다리가 나옵니다. 그 다리는 정선 1교입니다. 다리를 건너 정선1교 삼거리에서 평창, 미탄 방향으로 직진하다 그림모텔이 보이면 그림모텔 쪽으로 길을 건너 우회전 해서 좀 걷다 보면 정선버스터미널 입간판이 보입니다
버스터미널에 있던 정선아리랑비입니다.
아질아질 꽃베루 지루하다 성마령
한번만 넘어 오면은 돌아갈 줄 모르네
정선땅이 좋다고 하기에 구경하러 왔더니
아리랑 가락락에 푹 빠져서 나는 못가겠네
임자 당신이 저정선에 왔다가 그저 ㅏㄴ 주줄 알아도
콧노래 흥얼거릴 때 아리랑 묻어 나오네
당신이 날 마다고 울지고 담지고
열무김치 소금지고 오이김치 조지고
칼로 물친 듯이 뚝 떠나 가더니
평창 팔십리 다 못가고서 왜 되돌아왔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여기서 꽃베루는 무엇일까요? 정선 아리랑은 십리가 아니라 팔십리이네요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아리랑의 뜻은 무엇일까요?
요즘 대세 송소희가 부른 정선 아리랑이 있었네요
정선은 좋았으나 강원여객은 별루였고 정선5일장은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같습니다.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서울 오는 길엔 비도 많았고 길도 많이 막혔습니다. 태풍 피해를 생각하면 철없는 소리일터이지만 비로인해 산등성이마다 피어오르는 운무는 정말 멋졌습니다. 가능하다면 그 속으로 들어가봤으면 싶기도 했고요
맨앞자리에 앉아서 영상을 많이 찍었지만 평창에서 안흥가는 길을 찍은 영상 올려봅니다. 아, 안흥은 사방천지 찐빵캐릭터와 찐빵 그림이 있어 보였습니다. 기회되면 안흥 한 바퀴 돌아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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