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소한책읽기] 가부장제의 창조소소한이야기 2019. 9. 21. 21:19728x90반응형
가부장제의 창조
The Creation of Patriarchy by Gerda Lerner
지은이 거다 러너, 1920~2013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역사학과 로빈슨 에드워즈 명예교수이며 원로공헌교수
1986년 미국대학여성협회업적상을 받았으며, 미국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가부장제의 창조,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 왜 여성사인가 외에 다수
여성의 역사Women’s History는 여성해방에 긴요하며 가장 중요하다. 여성의 역사는 여성의 삶을 변화시킨다.
여성들에게만 해당하는 조건 때문에 여성은 남성과 매우 다른 역사적 경험을 해왔다.
무엇이 여성을 종속시킨 가부장적 체계를 유지하고, 여성을 종속시킨 체계를 후세에 전하고, 그리고 그 체계를 양성의 자손들에게 세대를 이어 전하는 데 가담한 여성의 역사적 공모를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유쾌하지 못한 질문이나 이 질문들이 여성을 피해자로 만들고 본질적으로 열등한 존재로 만드는 답을 이끌어낸다.
역사를 구성하는 사회적, 경제적 힘에 대한 관념의 관계, 특히 성별에 대한 관념의 관계는 무엇인가? 모든 관념의 행렬은 현실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어떤 것 혹은 적어도 자신들이 경험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이 경험한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시작하는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과정 그 자체는 방법이며 목적이다.
전통주의자들은 당연히 남성지배는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대답한다. 이 주장은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는 것은 하느님에 의해 그렇게 창조되었기 때문이라고 종교적 용어를 사용하여 제시되기도 한다.
전통주의적 설명은 어머니가 되지 않는 여성은 일탈적인 여성으로 함축함으롰 여성의 재생산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모성을 여성 삶에서 가장 으뜸되는 목적으로 본다.
국가의 발발과 일부일처제 가족은 가부장적 가족으로 변모하였으며, 그 속에서 아내의 가사노동은 사적 서비스로 되었다. 즉 아내는 사회적 생산에 대한 모든 참여로부터 배제된 우두머리 하인이 되었다.
엥겔스는 이렇게 말했다.
모권의 몰락은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였다. 남성은 집에서도 또한 명령권을 쥐었으며, 여성의 가치는 격하되었으며 자녀를 생산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엥겔스는 우리가 사회와 역사 속에서 여성의 지위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첫째, 그는 친족관계의 구조적 변화가 한편으로는 성별노동분업의 변화와,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 변화와 관련되어 있음을 지적하였다
둘째, 그는 사유재산제의 성립과 일부일처혼 그리고 매춘의 관련성을 보여주었다.
셋째, 남성에 의한 경제적, 정치적 지배가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남성의 통제와 관련되어 있음을 밝혔다.
넷째, 재산을 가진 엘리트의 지배에 근거한 고대국가 형성기에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를 위치시킴으로써 그는 그 사건에 역사성을 부여하였다.
여성지배에 관련된 연구결과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사회에서 여성평등에 관한 증거의 대부분은 모계혈통적이고 모처거주 사회에서 나온 것으로 이들은 역사적으로 과도기 상태이며 현재 사라지고 있다
둘째, 모계제와 모처거주는 특정한 권리와 특혜를 여성들에게 부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집단 내의 의사결정권은 연장자 남성들에게 있다
셋째, 부계혈통적 계승이 곧 여성의 예속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모계혈통적 계승도 곧 모권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넷째, 오랜 시간을 두고 볼 때, 모계혈통적 사회는 경쟁적, 착취적 기술경제체제에 적응할 수 없으며, 부계혈통적 사회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과거에 대한 어떤 이론화에서도 우리는 반드시 여성과 남성이 문명을 함께 건설했다는 가정으로 시작해야 한다.
남성지배가 역사적 현상이며, 이것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주어진 환경에서 발생하여 시간이 가면서 문화적으로 생성, 강화된 구조가 되었다.
고고학적 증거에 기초하여 확신할 수 있는 몇 개의 사실들이 있다. 농업혁명기 중 어느 시점에 생물학적 필요에 근거한 성별노동분업 형태를 가졌던 비교적 평등한 사회들이 근친상간 금기와 족외혼에 근거한 여성교환 관행과 사유재산제가 공통적인 특징인 더욱 고도로 구조화된 사회들에 자리를 내주었다. 살아남은 후자의 사회들은 부계혈통과 부처거주제가 지배적었던 반면, 이보다 이른 시기의 사회들은 종종 모계혈통과 모처거주적이었다. 부계제에서 모계제로 가는 반대의 과정을 보여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더욱 복잡한 사회들에서는 더 이상 생물학적 구분만이 아니라, 일부 남성들이 모든 여성들과 다른 남성들에 대해 행사하는 권력과 위계에도 근거한 노동분업이 특징적이었다.
여성의 역사에서 특별히 중요한 것은 친족기반에서 계급기반 사회구조로의 변화이다. 인류학자인 레이나 랩은 친족집단과 지위가 높아가던 엘리트 간의 갈등을 지적하고 친족구조들은 문명화 과정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보았다고 결론지었다
여성억압은 노예제보다 먼저 일어나 노예제를 가능하게 만든다. 수많은 요인들의 집합이 성적 비대칭과 여성과 남성에게 불평등한 비중으로 부과되는 노동분업의 원인이다. 그로부터 친족관계는, 경혼에서 여성들이 교환되고 여성은 남성에 대해 일정한 권리를 갖지 않지만 남성은 여성에 대한 일정한 권리를 갖는 사회적 관계들을 구축하였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능력은 가족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교환되거나 획득되는 물건이 되었으며, 따라서 집단으로서 여성은 남성보다 자율성을 덜 갖는 집단으로 생각되었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쉽사리 주변인이 된다.
남성에게 명예란 자율성, 자신의 태도를 정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권력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자율성을 인정받을 권리 등을 포함한다. 그러나 가부장적 지배 아래서 여성은 자신의 태도를 정하거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결정하지 못한다.
남성들은 자기 집단의 여성들과 나중에는 포로여성들을 종속시킴으로써 다른 남성들을 성적으로 통제하는 상징적 권력을 배웠고, 우월함을 표현하고 심리적으로 노예상태인 사람들의 계급을 만들어내기 위한 상징적 언어를 다듬었다.
여성전쟁포로들의 노예화와 그들을 첩이나 전리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호머 서사시 시대부터 현대까지 계속되었다.
노예제에 대해 저술한 역사가들은 모두 노예가 된 여성들의 성적 사용에 대해 설명한다. 바빌로니아의 노예여성들은 때때로 창녀집 주인에게 또 때로는 개인 고객에게 고정가격에 고용되어 매춘부로 나갔으며 그 주인은 그녀의 급료를 직접 챙겼다. 이 관습은 근동지역 전체를 비롯하여 이집트, 그리스, 고대로마 등 사실상 노예제가 존재하는 곳이면 어디에나 퍼져 있었다.
노예여성들을 하인과 성적 대상으로 사용하는 관습은 전 역사시대에 여성에 대한 계급지배의 기준이 되었다. 종속계급의 여성들은 그들의 동의와 무관하게 상위계급 남성들에게 성적인 서비스를 하도록 기대되었다.
노예제는 처음 잉태된 시기부터 남성과 여성에게 뭔가 다른 것을 의미하였다. 일단 노예가 되면 남성과 여성 모두 다른 사람의 권력에 전적으로 종속되어 자율성과 명예를 상실하였다. 특히 여성들에게 노예상태는 주인 혹은 주인의 대리인을 위해 성적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계급발달의 초기부터 현재까지 하층계급 여성들에 대한 상층계급 남성들의 성적 지배는 여성에 대한 계급억압의 표시 그 자체였다. 분명히 계급억압은 결코 남성과 여성에 같은 조건으로 간주될 수 없는 것이다.
가부장적 소유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사유재산의 가족 내 관리가 중요해진 것은 축첩제도를 하나의 제도로 발달시키는 견인차가 되었다.
남성들 사이의 위계는 소유관계를 기반으로 해서 정해졌으며, 군사력을 통해서 강화되었다. 여성에게 위계는 그들이 의존하고 있는 남성의 지위를 매개로 해서 정해졌다.
일단 한 집단이 노예상태로 지정되면, 그 집단은 노예였다는 낙인과 더 심하게는 노예로 삼을 수 있는 집단에 속한다는 낙인을 자신에게로 그러모은다. 여성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과정에 대한 남성 혹은 남성지배적 제도의 통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했다는 사실 속에서 여성의 종속과 노예제는 연결되어 있다.
노예제의 제도화에서 처음으로 명백해진 계급과 인종의 구분은 가부장적 가족과 고대국가에서 드러난 성적 지배와 경제적 착취의 불가분의 연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가부장적 가족을 공적 공동체라는 건강한 유기체의 기초적 건축블록, 즉 세포에 비유한 것은 메소포타미아법에서 최초로 표출되었다. 그것은 3천년에 걸쳐 이데올로기와 실천 속에서 끊임없이 강화되어 왔다.
기원전 두번째 천년에 계급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와 성적 서비스가 얽힌 상태로 형성되었다. 그래서 애초부터 여성들의 계급적 위치는 남성의 것과 다르게 규정되었다.
가부장제는 거의 2500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남성과 여성에 의해 형성된 역사적인 창조물이다. 가장 초기형태의 가부장제는 고대국가로서 나타났다. 고대국가 조직은 기본단위는 가부장적 가족이었으며, 가족은 국가의 규칙들과 가치들을 끊임없이 생성하고 표출해냈다.
여성상품화의 산물-신부값, 판매가격, 자녀들-은 남성에 의해 전유되었다. 그것은 최초의 사유재산 축적을 아주 잘 대변하기도 한다.
가부장적 가족은 여러 시대 여러 장소에서 놀라우리만큼 탄력성이 있고 다양하였다. 그러나 그 모든 형식들 속에서 여성에게 불리한 성의 이중기준은 그 체계의 중요부분이었다.
거의 4천년 동안 여성들은 가부장제의 우산 아래에서 그들의 삶을 형성하고 처신해 왔다. 피지배집단은 보호를 대가로 복종을 부양을 대가로 무임노동을 교환한다. 가부장적 가족안에서 책임과 의무는 가족 모두에게 똑같이 분배되지 않는다.
공적 무력함pulic powerlessness과 경제적 의존상태에서 자신과 자녀들을 위해 강한 보호자를 선택하는 것은 여성들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여성중심적이 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만일 여성이 이 주장의 중심이 된다면 이 주장은 어떻게 정의될 것인가?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가부장적 사고와 체제들의 빈 공간 속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가부장적 사고의 바깥으로 나가기가 의미하는 것은 사고의 모든 알려진 체계를 향해 회의적이 되는 것이며, 모든 가정들과 서열짓는 가치와 정의들에 대해 비판적이 되는 것이다.
가부장적 전통 속에서 훈련된 사고인 우리 자신의 사고에 대해 비판적이 되기, 결국, 그것은 지적 용기, 즉 혼자 우뚝 설 수 있는 용기, 우리에게 닿는 것보다 더 멀리 뻗으려는 용기, 실패를 감수하는 용기를 발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페미니스트 세계관은 여성들과 남성들의 정신을 가부장적 사고와 관습에서 해방시킬 수 있을 것이며, 마침내 지배와 위계가 없는 세상, 진정으로 인간적인 세상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728x90반응형'소소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소한책읽기] 동사의 맛 _ 우리말 움직씨 밥상 (0) 2019.10.05 [소소한일상이야기]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는 강원도 정선5일장 (0) 2019.10.04 [소소한책읽기] 영화로 배우는 말의 품격 명대사처럼 우아해지는 나의 말하기 두번째 (0) 2019.09.30 [소소한책읽기] 셀럽들이 알려주는 보통날의 패션 & 슈즈 스타일링 2 (0) 2019.09.28 [소소한책읽기] 인스타그램 마케팅 쇼핑 사용법 (0) 2019.09.16 [소소한책읽기] 카드 뉴스를 잘 만들고 싶으신 분을 위한 팁 (0) 2019.09.16 [소소한책읽기] 온에어 24 YBS 시사보도국 특집기획 (0) 2019.09.09 [소소한책읽기] 떡으로 빚는 꽃 이야기 절편 플라워 (0) 2019.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