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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책읽기] 온에어 24 YBS 시사보도국 특집기획소소한이야기 2019. 9. 9. 23:39728x90반응형
온에어 24
로맨스로 분류되어 있지만 일반통속소설로 분류해야 할 소설입니다. 로맨스가 있긴 합니다만 로맨스는 아무리 봐도 부분이고 양념입니다.
온에어 24, 제목에서 나 방송 관련 이야기야 라며 뿜뿜하고 있습니다. 부제는 YBS 시사보도국 특집기획, 책표지는 마치 대본 표지와 같습니다. 기획총괄 박하민, 제작 로담, 이 책, 충분히 재미가 있었습니다.
간략한 스포를 하겠습니다. 주인공들은 유명한 시사 방송의 피디들입니다. 그 방송 게시판으로 자살한 남편의 사연이 계속 올라옵니다. 요는 회사에서 너네 남편이 자살했다고 연락받고 장례를 치뤘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자살이 아니니 관심을 가져다오 였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제보를 받는 입장에선 전혀 새롭지 않아 주목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제보자는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결국 한번 만나 보기로 결정 합니다. 이 대목에서 포기하지 않는 자가 성공한다는 말을 생각지 아니할 수가 없었습니다. 인생을 위한 교훈?! 성경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요. 불의한 재판관이 돈도 빽도 없는 과부의 청원을 들어주는데 그 이유가 끈질긴 과부의 청원이 느무느무 귀찮아서이지요. 은근과 끈기가 인생의 비기라고 비약해도 될 것 같습니다. 공부잘하는 비결, 시험에 합격하는 비결 중의 하나가 엉덩이가 무거워야 하는 거 잖습니까. 그말인즉슨 책상 앞에서 은근과 끈기를 갖고 해야한다는 말이겠지요. 끈질긴 자가 해낸다
제보자를 찾아간 주인공들은 제보자의 주장 대로 그 남편의 자살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제보를 심층 취재하고자 하나 방송의 팀장은 심증일 뿐 사실 증거가 없다며 아마추어니 이런 거 하고 있고 라며 태클을 걸지만 남자 주인공 얼결에 팩트를 찾아오겠다고 장담하고 남녀 주인공은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취재를 거듭하면서 한 사람의 미심쩍은 자살은 점점 부피를 키워가고 모든 사건들은 어느 정치인에게 수렴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법정, 의학 등등 여러 이름을 달고 나타나도 주인공들의 직업이 그런 쪽이고, 저러고도 안짤리고 회사 다니네 싶을 정도로 연애질에 버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에 반해 온에어 24는 사건 이야기가 주고 로맨스가 부입니다. JTBC 드라마였나요? 라이프에서 보여준 사건과 로맨스 감정의 비율 정도? 아, 그 보다는 확실히 많네요. 그래도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훨씬 더 많습니다. 리디북스에 이 소설에 달린 댓글을 보면 드라마 하면 좋겠다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로맨스 소설 뒤에 참고도서 목록이 세 쪽 정도 나오고 참고방송도 있습니다. 세상에! 게다가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권수를 늘리기 위한 꼼수가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권마다 500쪽을 넘기는데다 한 쪽당 글밥 분량도 상당합니다. 같은 시간을 주인공 각각의 입장에서 보느라 겹치는 부분이 있어 좀 다듬었더라면 책 분량의 압박이 좀 덜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선, 이 부분에서 충분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사명감, 의식, 이런 것보다 돈이 더 중요한 세상이잖아요, 안 그래요?
공공의 적 2에서도 제일의 권력은 돈이라고 했고, 우리 사회에 널리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여덟 글자, 유전무죄 무전유죄도 상기시키는 한줄 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정리하여 상기시켜주는 문장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재희라는 서브주연급 주인공의 생각을 소개합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방관자의 경계가 사라지는 어떤 세계의 존재를 재희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절대적 악인도 없고 절대적 선인도 없다고들 하죠, 전두환씨도 누군가에게는 정말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거죠, 결국 상대성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재희가 이해하지 못한 어떤 세계의 존재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겠죠.
진실을 말하는 건 내 몫이 아니라고 외면하기 쉬웠다. 입을 다물고 눈을 돌리면 그만이었다.
식상하지만 사실 굉장히 묵직한 말이죠, 홍콩 시위대에서 빈백건을 맞고 실명위기에 처한 분, 그분도 내 몫이 아니다 입 다물고 눈 돌리면 그럴 일도 없었겠지요. 우리도 가만히 있었다면 박근혜 씨와 최순실 씨의 눈누난나 인생을 목격하고 있었겠지요. 읽다보니 지금까지 살면서 목격했던 정치인들로 야기되었던 여러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로맨스’ 읽으면서 정치와 현대사를 반추해 보긴 처음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정치인 땡땡땡씨처럼 요새 정치인들이 자기의 권력을 위해 살인도 불사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너 왜 오버니라고 말한다면, 과거 정권들을 생각해 보시면 권력을 위해 인간으로서 최악의 짓거리를 하는 정치인들이 많았죠. 이들을 상기한다면 살인 등은 픽션에서나 가능해라고 단정짓기 의심스러운, 그 슬픔을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두환 처럼 대량학살한 사람도 있잖아요. 살인까지는 아니더라고 누군가 의문을 제기하면 아니라고 펄쩍 뛰며 난리난리 치죠.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겠습니까, 단지 모함이다, 시대에 걸맞지 않은 단어인 음해를 들먹이고, 보복정치 등을 언급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이 쥐어진 권력으로 마치 제 힘인양 사용하며 자신의 사리사욕을 도모하는 정치인들이 분명 있을 거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해 봐, 해봐야 아는 거야. 일단 해보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안하면 그냥 안되는 거 아냐
인생의 교훈 2, 포기해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고 시도해 보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것은 없죠. 포기도 해봤고 시도하지 않고 생각만도 해봤는데요, 그 결과는 무이죠, nothing.
세상 심각해지는 마음, 아재 개그로 달래보죠
‘꽃게랑 대게는 알아도 그게는 모른다’
온에어 24에서 등장하는 한 주변인물의 대사입니다.
인간의 욕망 앞에서 정의롭고 공평한,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에 대한 바람은 그저 환상이라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소설은 읽었지만 세상에 대해선 좀 더 시니컬 지수를 높이며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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