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S. 루이스가 무신론에서 기독교로 돌아선 결정적 이유소소한이야기 2025. 3. 17. 23:31728x90반응형
C.S. 루이스는 20세기 최고의 지성인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스스로 기독교를 받아들이기엔 너무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32세에 갑자기 기독교의 가장 위대한 옹호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그 계기는 한 가지 이상한 느낌과, 한밤중 톨킨이 건넨 한마디 때문이었다.
C.S. 루이스의 회심은 갑작스럽게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먼저 깊은 갈망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그것이 그를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음악, 예술, 낭만—을 찾도록 이끌었다. 그러나 그가 발견한 어떤 것도 그 갈망을 완전히 충족시켜 주지는 못했다.
그는 이 깊은 갈망을 ‘기쁨(Joy)’이라고 불렀으며, 이렇게 직감했다.
만약 우리가 이 세상에서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면,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우리가 다른 세상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 기쁨이 오직 하나님에 의해서만 충족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인간이 하나님에게서 도망칠 때, 우리는 이 기쁨의 일시적인 대체물(예: 성적 쾌락이나 물질적 탐닉)에 중독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이스는 여전히 기독교의 이야기가 진실성을 가진다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루이스는 항상 이교도(이방인)의 신화(Pagan Myth)와 그 속에 담긴 메시지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기독교를, 역사를 통틀어 등장하는 ‘죽고 다시 살아나는 신(dying-and-rising gods)’ 이야기의 또 다른 반복일 뿐이라고 여겼다.
그는 이교 신화(예: 북유럽 신화에서의 발드르 이야기) 속에서 희생과 부활의 이야기를 발견하면 흥미를 느꼈다. 그것은 ‘내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미를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복음서에서 같은 주제를 마주하면, 그는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꼈다.
그때, 그의 친구이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J.R.R. 톨킨과의 운명적인 대화가 있었다. 1931년 옥스퍼드의 애디슨스 워크(Addison’s Walk)를 함께 걷던 중, 톨킨은 루이스의 마음속에 중요한 씨앗을 심어주었다.
그날 밤, 신화에 대해 논하던 중 루이스는 “신화는 아무리 유용해도 결국 허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톨킨이 대답했다.
아니다, 그것들은 거짓이 아니다.
오히려, 신화는 영원한 진리(eternal truth)의 조각을 담고 있다.
톨킨은 기독교가 신화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기독교는 ‘진짜 신화(True Myth)’라는 점에서 다르다. 기독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신화들이 공통적으로 반복하는 패턴을 반영하고 있다.
고대 신화들이 계속해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면, 이는 모두 어떤 하나의 진리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만약 기독교가 이 신화들이 암시하던 것의 완성이라면? 만약 기독교가 이 모든 신화가 예고하던 것이 실제 역사 속에서 실현된 것이라면?
그날 밤 늦게까지 이어진 대화 속에서, 톨킨은 루이스에게 자신이 사랑했던 모든 신화들이 단 하나의 진리를 가리키고 있음을 납득시켰다. 이 신화들은 모두 하나의 더 큰 이야기의 조각들일 뿐이며, 그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이 기독교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며칠 후, 루이스는 한 편지에서 이 깨달음을 이렇게 기록했다.
이교도들의 이야기들은 신이 시인들의 마음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신 것이며, 기독교는 신이 우리가 ‘실제(real) 세계’라고 부르는 것 속에서 직접 자신을 표현하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기독교는 우리가 하나님을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참이 아니다.(어느 한정된 인간의 이성도 하나님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감각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므로 참인 것이다.
루이스가 회심한 후, 그는 자신이 어릴 적 배운 기독교가 너무 밋밋하고 평범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는 기독교의 매력을 고대 신화를 통해 다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들을 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그는 큐피드와 프시케의 신화를 변형하여 새로운 메시지를 담아냈다.
그리고 단순히 신화에서 영감을 받는 것을 넘어, 기독교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창작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이다.
결국, 루이스의 ‘기쁨(Joy)’에 대한 고민은 톨킨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되었다. 그가 느꼈던 깊은 갈망이 인류의 역사 속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 모든 신화들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신화 자체는 허구였기에 그를 완전히 충족시킬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인간이 창작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오래전부터 책과 이야기 속에서 의미를 찾았지만, 그가 깨달은 것은 진리가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비로소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만약 그 이야기들 중 하나가 실제로 현실이 되었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답이 될 수 있었다.
728x90반응형'소소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어로 속물은? (0) 2025.03.20 트럼프와 푸틴 간의 제한적인 휴전 합의 (0) 2025.03.19 외국어 학습을 위한 황금키워드 (0) 2025.03.19 하지 않을 수 있는 힘 (0) 2025.03.19 김수현 김새론 사건의 간략 정리 (0) 2025.03.17 동해에서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다 (0) 2025.03.17 텃밭 꾸리기 3월 파종하는 씨앗 (0) 2025.03.17 일본어 독학가이드 초보자를 위한 체계적인 학습법 (0) 2025.03.17